수호동지 님, 안녕하세요? 

오늘 인사드리는 저는 한국레즈비언상담소 상근활동가이자 수호지 편집장을 맡고 있는 소연입니다. 반갑습니다! 👋 

지난 12월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이루 말하기 어려운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저를 덮쳐옵니다. 참 힘든 시기였습니다. 내란성 스트레스, 불면증, 소화불량, 위염, 우울… 내란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송두리째 무너진 일상을, 다시는 회복할 수 없을 거란 절망에 빠지기도 했지요. 

하지만 동시에, 지금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동료들과, 겪지 못했을 수많은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2024년 12월 5일, 윤석열 퇴진 성소수자 공동행동이 결성되던 날, L상담소를 대표해 첫 회의에 참여했던 저는 이 싸움을 성소수자 활동가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벅차기도 했습니다. 12월 14일, 무지개존에 모인 수많은 성소수자들과 앨라이들, 끝없이 나부끼던 무지개 깃발들, 그리고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을 기다리며 추위 속에 몸을 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날 우리는 급조된(?) 플레이리스트를 틀고 함께 노래를 불렀고, 즉석에서 만들어낸 구호와 부족한 선동(?)에도 떼창과 군무가 마치 연습이라도 한 듯 어우러졌습니다. 저는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는 소식보다도, 그날 광장에서 함께 웃고 노래하던 얼굴들이 여전히 더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만 같아요. 

1차 남태령 대첩 때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저는, 새벽 내내 유튜브로 끊이지 않던 ‘젠더노소’들의 즉석 자유발언을 들으며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그날 모두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 같았어요. 저는 그것이 비상계엄 이전부터 이미 비상계엄과도 같았던 일상 속에서 우리가 쌓아온 저항의 힘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인지, 지난 몇 달 동안 저는 힘들어서 울었던 날보다 벅차서 울었던 날이 훨씬 많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T입니다!)

지난 시간동안 활동가로서 자주 광장에 나왔고, 참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 모든 일은 함께한 이들의 노력과 열정, 신뢰를 바탕으로 가능했지요. 함께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경험은, 제게 활동가로서 더할 나위 없는 성장의 시간이었어요. 광장의 주인공이 된 여성과 성소수자들을 보며 여성 성소수자 활동가로서의 무한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윤석열 파면 이후 며칠간 제가 가장 자주 했던 생각은 “이젠 못할 게 없다”였습니다. 무지개행동 동료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었는지, 결국 수호지를 이렇게 매주 발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쩌다 보니 수호지 편집장이 되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네요.

지난주엔 무지개 수호대 캠페인 기조 영상이, 어제는 차별금지법제정 의제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너무나 멋지게 완성된 영상을 보며 또 혼자 벅차올라 눈물이 찔끔 나기도 했지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수호동지 여러분도 저와 같은 기분을 느끼길, 그리고 더 많은 수호동지들과 만나 좌절과 고통뿐만 아니라 즐거움과 기쁨, 환희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엔 어떤 영상이 기다리고 있을지!)

어느덧 대선이 3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성소수자 지키는 민주주의’까지, 분명 지치고 고된 길이겠지만,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이 샘솟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냈으니까요!

소연 드림

“무지개 수호대, 어디 다녀왔나요?”

지난 출동 작전들을 보고합니다.🔊 우리가 함께한 현장을 함께 복기해봐요!

🗣️ 성소수자 공약 있는 대선,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라!

5월 9일, 무지개행동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개혁신당에 <제21대 대선 성소수자 정책요구안>을 전달하고, 성소수자를 위한 정책을 공약에 포함하길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어요. 진보당과는 정책협약을 진행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개혁신당은 이메일로 전달한 정책요구안에 별다른 답을 주지 않아서, 직접 찾아가게 되었지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직자가 요구안을 받아갔지만,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사무실과 개혁신당 당사에서는 요구안을 받아가지 않았어요. ☹️ 성소수자들의 삶을 반영한 정책이 대선 공약에 담기려면, 수호동지 여러분의 지지와 목소리가 정말 중요해요. 여기에서 성소수자를 위한 21가지 정책요구안을 확인하고, 서명으로 함께해 주세요!

💪 성평등 정치, 우리의 힘으로!

5월 10일, 무지개행동은 “차별과 혐오선동 정치에서 성평등 정치로!”라는 구호 아래 열린 페미니스트 대행진에 무지개 깃발과 현수막을 들고 참여했어요. 행진에 함께한 동지들에게는 인기 만점이었던 무지개동지 뱃지를 나눠드리고, 무지개 페이스페인팅🖌️도 해드렸어요. 다들 환한 얼굴로 함께 걸었답니다! 대행진이 끝난 뒤에는 광화문에서 열린 “🔥사법부 정치개입 규탄! 내란 청산 사회대개혁 시민행진🔥”에도 함께했어요. 이 자리에서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합창단, 지보이스의 공연도 있었어요. 현장에서 들은 지보이스의 목소리는 그날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어주었답니다. 여성도, 성소수자도 차별받지 않는 성평등 정치를 위해 앞으로도 함께 힘내보아요! 🌈

“출렁이는 정세, 수호대가 지켜본다!”

대선 정국 속 성소수자 이슈와 정책, 강호의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진보당 김재연 후보, "이재명 지지" 대선 불출마 선언

지난 9일, 진보당의 대선 후보였던 김재연 상임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대선 불출마 및 단일화를 발표하였어요. “광장과 가장 닮은 후보라고 자신”하던 김재연 후보의 지지선언에 이어 12일 월요일, 이재명 후보가 “빛의 혁명을 계승”하겠다며 광화문에서 출정식을 열고 선거운동을 시작했어요. 부디 광장의 요구를 깊이, 또 책임감 있게 계승하고 혁명을 완수하면 좋겠습니다.

🫣 차별금지법, 아직도 사회적 합의를?

하지만 출정식 바로 당일,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해 공공연히 보수적인 태도를 내보였어요. 제21대 대선 민주당 10대 정책공약 기자간담회에서 정책본부 부본부장인 김남희 의원은 “종교계의 엄청난 반발이 있어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본부장인 진성준 의원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합의가 되면 추진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어요. 차별금지법 제정이 논의되고 합의된 지 오래였던 것 같은데, 그렇죠?

마침 어제 공개된 무지개 수호대의 의제 영상! 차별금지법 제정을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을 재밌게 전달하고 있는데요, 이재명 후보 캠프에 추천합니다! 🎧

😔 김재연 후보의 사퇴에 유감을 표한 권영국 후보

한편,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가 “함께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공약하고 성평등 정책을 이야기하는 유이(唯二)한 진보 후보”였던 김재연 후보의 단일화 결정에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히고 진보 후보로서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어요. 평등과 젠더 의제가 ‘금지어’처럼 되다시피한 대선 국면이 거듭 지적되고 있는데요. 이제 차별금지법과 동성혼 법제화 등 성소수자 공약을 내고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후보는 이제 권영국 후보가 유일(唯一)해졌어요.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주목할 사람들”

수호대 안팎의 인터뷰!🗯️ 무지개 수호대의 영웅들을 만나보세요.

Q1. 반갑습니다! 수호동지들을 위해 간단한 본인을 소개해주세요.

한국진보연대, 자주통일평화연대에서 활동하는 박민주라고 합니다.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현.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비상행동)에서 사회자와 행진팀장을 맡고 있어 집회에서 주로 얼굴을 보이는 일을 많이 했어요. 윤석열 탄핵 국회에서 ‘탄핵플래쉬’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Q2. 비상행동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민주님의 우렁찬 목소리와 구호를 기억할 것 같은데요. 수많은 집회 사회를 보신 소감을 들려주신다면?

어렸을 때부터 발성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는데요. 이렇게 좋은(?) 일에 쓰이게 될 줄 몰랐습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난세에 집회 무대에서 함께 할 수 있었던 건 정말 영광이었어요. 보이는 일을 주로 하다 보니 얼굴이 많이 알려지기도 했지만, 광장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한 것 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적절한 역할로 잘 쓰여진 것이 아닌가. 광장의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언제 또다시 형형색색의 응원봉 물결과 그 수 많은 깃발이 파도처럼 춤추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싶기도 해요. 

Q3. 울고 웃었던 광장에서의 지난 4개월, 가장 힘에 부쳤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집회를 기운 빠지지 않게, 또 안전하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맹목적(?)인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집회 현장에서 오히려 큰 목소리로, 웃는 얼굴로 함께해 주시는 시민분들을 보면서 오히려 힘을 얻었던 시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힘에 부쳤던 순간을 굳이 꼽자면, 아무래도 철야 집회 뒤로 오는 피로 때문에 목이 잠기거나 할 때 제 역할을 하지 못할까봐 종종 우울해지기도 하더라고요...ㅎㅎ 

Q4. 한편,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순간, 사람이 있다면?

12월21일 남태령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극한의 추위에, 그 추위 속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함께 버텼던 시민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농민과 청년, 여성, 퀴어, 페미니스트의 연대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치 ‘런던프라이드’처럼 말이에요. 그리고 수없이 쏟아지는 배달음식, 손난로, 따뜻한 음료, 난방버스, 여성용품. 또 생중계로 함께하시는 분들은 새벽 다섯시에 2만명이 접속해 계셨어요. 그리고 현장에서 끝없이 서있는 발언줄, 첫차 시간에 맞춰서 남태령으로 몰려오는 사람들, 남태령 언덕 위로 끝없이 보였던 인파. 말로 다 하기 어렵죠.

Q5. 민주님은 여성 청년 당사자이면서도 집회를 만들고 운영하는 활동가이기도 한데요, 이번 광장에 참여한 여성 청년들을 보며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드셨나요? 

MZ세대가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는 얘기를 윤석열 탄핵 국회 즈음 회자되었었죠. 그리고 언론과 미디어는 2030여성에게 주목 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원래 MZ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요즘 청년들은 세상에 너무 관심이 없어’ ‘쉽게 포기해’ ‘개인주의적’이라며 쉽게 조리돌림 당했어요. 광장을 통해 이 편견을 무너뜨릴 수 있어 기뻤습니다. 국회 앞에 모였던 여성청년들은 2016년 김진태가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고 했던 말을 2024년에도 기억하고 있었고, 그렇게 ‘우리의 가장 소중한 빛을 들고 가겠다’며 응원봉을 들고 윤석열 탄핵의 선봉에 섰어요. 여성의 목소리는 늘 존재했고, 늘 세상에 비판적이었지만 조명되지 못했습니다. 지금 여성들이 대통령 탄핵의 상징이 되었다는 것은 우리가 승리한 건 탄핵뿐만이 아니라, 여성이 사회를 이끄는 주체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 또 다른 승리인 것이라고도 생각해요. 내란수괴 윤석열에게 감사 인사를. 그리고 역시 세상을 바꾸는 건 여성.

Q6. 지난 겨울, ‘민주주의 지키는 성소수자’ 또는 광장의 무지개를 보며 들었던 생각이나 감정은?

국회에서, 남태령에서, 한남동에서, 광화문에서 빠짐없이 등장했던 무지개의 행렬, 그리고 연단에서 정체성을 밝히고 발언하는 그 용기있는 모습들까지 생생히 기억납니다. 집회 현장이 교육의 장이라는 말처럼 노조 조합원분들, 농민들까지 모두가 수많은 무지개에 대해서 공부하고 각자의 삶을 공유하는 장이 되었습니다. 그 속에서 정말 절박한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고, 그 절박함의 중심에 성소수자와 여성, 페미니스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장시간 광장을 지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해주셨기에 감사했고, 또 차별받는 모든 이들과 끊임없이 연대하고자 하는 그 마음들이 가슴을 울리기도 했습니다. 

Q7. ‘성소수자 지키는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 사회에 구조화되어 있는 차별은 그 역사가 매우 깊습니다. 개인의 선의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규범화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한다는 당위도 바로 이런 점에서 찾을 수 있겠죠. 

Q8. 마지막으로, 수호동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내란사태를 통해 이 땅을 오랫동안 지배해왔던 극우 내란 세력들이 혐오와 차별, 배제를 수단으로 한국 사회를 장악해 왔다는 사실을 더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극우세력들은 ‘멸공’이라는 억지주장을 통해 사익을 추구하고, 윤석열 정권의 종북, 반국가 세력 낙인으로 정권에 비판적인 국민들의 입을 틀어 막았으며,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여가부 폐지 등 성별 갈라치기 시도를 통해 갈등을 조장하였습니다.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평등을 파괴하고 연대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을 파괴하는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차별과 혐오는 이미 우리 사회에 깊숙히 뿌리내려있고, 성소수자들은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 퀴퍼에 갑니다! 여러분과 다시 만나 해방을 노래하고 함께 춤을 출 예정입니다. 6월14일에 만나요!

“다음 액션 준비 완료!”

곧 펼쳐질 활동 일정 안내⚡️ 놓치지 마세요!

⚡️ 출동예정, 다시!

5월 14일 수요일은 제1700차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는 날이에요. 수요일 낮 12시에,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무지개행동도 깃발을 들고 함께할 예정입니다. 민주주의가 살아 숨쉬고 평화가 깃든 세상, 전쟁 없는 세상, 전시성폭력 없는 세상, 차별과 소외가 없는 세상을 위해 우리 무지개 수호대 수호동지들도 참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故이옥선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故이옥선 할머니를 기억하겠습니다.

"삐삐삐! 무지개 수호대, 응답하라!"

이번 액션엔 수호동지의 힘이 필요합니다. ⚔️

5월 13일, 무지개 수호대는 종로와 이대, 신촌, 망원, 홍대 인근의 퀴어프렌들리한 공간들을 돌며 무지개 수호대 포스터를 부착했어요. 포스터에는 수호동지들이 성소수자 지키는 민주주의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세 가지 액션과, 무지개 수호대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QR코드가 담겨 있어요.

무지개 수호대가 여러 공간에 포스터를 열심히 붙였지만, 아직 닿지 못한 곳들도 많을 거예요.

여기서 오늘의 수호지령 나갑니다! 📡

포스터 부착 장소를

직접 추천해주세요!

퀴어프렌들리한 식당, 술집, 서점, 카페, 단체 사무실, 모임 공간 등 어디든 좋아요. 지역 제한도 없어요, 전국 어디든 환영입니다! 붙이고 싶은 장소의 주소, 필요한 포스터 수량, 공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적어주면 무지개 수호대가 포스터를 배송해 드려요. 💝

추천은 아래 버튼을 통해서 할 수 있어요. 더 많은 공간까지 무지개 수호대가 닿을 수 있도록, 수호동지들의 활약을 기다릴게요! ⚡️

💭 수호동지 님, 수호지 4호 어떻게 보았나요? 대선 후보들의 정책 공약이 발표되고 있는 요즘, 무지개 수호대는 더욱 힘차게 전진 중입니다! 아래 무지개행동 SNS를 팔로우하면 가장 빠르게 수호대 소식을 만나볼 수 있어요.